티스토리 뷰
목차
AI 프로그램, 공무원은 반년 걸렸는데..내 자동화는 며칠일까?(업무자동화)
어제 아침 소재 레이더를 넘기다가 관악구 기사 하나가 걸렸다.
직원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업무자동화 프로그램을 스스로 개발했다는 얘기였다.
보도에 따르면 관악구 직원 연구모임 '혁신AI클럽'은 올해 4월 활동을 시작했다.
업무 중 AI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을 모아 아이디어 약 30건을 발굴했고, 그중 호응이 가장 컸던 '엑셀 기반 관리업무 자동화'를 첫 과제로 정했다고 한다.
출처 : 헤럴드경제(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85047)
이 프로그램은 주민자치프로그램 일정관리, 수강료 수납, 등록자 관리처럼 손으로 하던 업무를 자동화하도록 만들어졌다.
구는 10월 중 내부 플랫폼 '관악 AI 마당'에 이 프로그램을 올려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쓰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아시아경제(https://view.asiae.co.kr/article/2026092710014844025)
동주민센터 실무자 의견까지 반영해 만들었다니, 뚝딱 만든 게 아니라는 것도 짐작이 갔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으면서 부럽다는 마음보다 먼저 든 생각은 따로 있었다.
4월에 시작해서 9월 말에야 첫 프로그램 하나를 완성했다는 그 시간이었다.
계산해보면 착수부터 결과물까지 대략 반년이다.
그것도 아직 배포 전이고, 10월에야 직원들 손에 들어간다.
그 숫자를 보다가 내 파일을 열었다.
이 블로그도 어차피 '한 사람이 AI로 자동화를 만든' 기록이니까, 내 쪽은 얼마나 걸렸는지 궁금해졌다.
관악구와 내 자동화, 시간을 나란히 놓아봤다
옛 진행기록부를 다시 열었다.
| 구분 | 시작 | 첫 결과물 | 실사용 배포 |
|---|---|---|---|
| 관악구 혁신AI클럽 | 2026-04(활동 시작) | 2026-09말(개발 완료, 보도 시점) | 2026-10 중('관악 AI 마당' 게시 예정) |
| 이 블로그 자동화 | 2026-07-21(계획 수립) | 2026-07-22(개설·첫 발행) | 2026-07-23(사고 2건 수정 후 실사용) |
날짜만 보면 반년과 3일이다.
그런데 이 표만 보고 "그러니까 1인 운영자가 빠르다"고 결론 내리면 절반만 본 거다.
3일 동안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07-21에 계획을 세우고 서브에이전트로 스킬 4종(글감 고르기·글쓰기·검수·성과 추적)을 만들었다.
그날 외부 검수(Codex)에게 적대적 리뷰를 맡겼더니 결함이 4건 나왔다 — 위험한 초안이 검증 없이 그냥 통과되던 구멍, 제목을 안 넣어도 저장되던 구멍, 링크 검사를 우회할 수 있던 구멍 같은 것들이었다.
그날 바로 다 고쳤다.
07-22엔 실제로 블로그를 열었다.
첫 글을 올려보려는데 본문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고가 났다.

제목만 저장되고 본문은 빈 칸이었다.
에디터가 저장하는 방식과 내 코드가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하고 있었던 셈이다.
원인을 찾아 도구를 다시 짜고 나서야 그날 안에 해결됐다.
07-23엔 또 다른 사고가 났다.
새 글을 쓰려고 들어갔더니 "이어서 쓰시겠습니까" 확인창을 내 코드가 무조건 수락해버리는 바람에, 직전에 써둔 글 위에 새 글이 그대로 덮어써졌다.
세 편을 올렸는데 한 편만 살아남았다.
솔직히 그 화면을 보고 잠깐 멍했다.
이번에도 원인을 찾아 그날 고쳤다.
그러니까 07-21에 계획을 세우고, 07-22에 개설·발행하고, 07-23까지 사고 두 건을 찾아 고치고 나서야 쓸 만한 파이프라인이 됐다.
날짜로 세면 2~3일이다.
완벽했다고는 못하겠다.
사고가 났고, 그날 고쳤다 — 그게 전부다.
그 뒤로도 사고는 계속 났다

그 뒤로 오늘까지 이 블로그는 151편을 발행했다(장부 기준).
데스크톱에서 VPS 무인 배치로 옮기면서도 사고는 계속 났다.
이번 달에도 잘못 짠 스크립트 하나가 글감 장부 186행을 통째로 날려버린 적이 있다.
백업본 두 개와 예전 기록 여러 개를 일일이 대조해가며 복구하느라 시간을 꽤 썼다.
검수 안전장치(이중 해시 승인서) 자체가 뚫린 적도 있었다 — 그 얘기는 이미 다른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 다시 풀지는 않는다.
조직은 왜 느리고 나는 왜 빨랐나
관악구는 6개월 동안 아이디어를 추리고, 실무자 의견을 반영하고, 검증을 거쳐 이제 겨우 첫 과제 하나를 내놓는다.
나는 3일 만에 파이프라인을 돌렸지만, 그 대신 사고가 여러 번 났고 그때그때 메워가며 여기까지 왔다.
누가 더 낫다는 얘기가 아니다.
조직은 검증 절차 때문에 안전하게 느리고, 1인 운영자는 그 절차가 없는 대신 빠른 만큼 사고를 실시간으로 메운다.
이게 1인 자동화의 진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체크
내 자동화도 어디선가 "검증 없이 빨리" 넘어간 구멍이 있는지, 사고 로그를 한 번 더 열어보는 게 먼저다.
그리고 그 사고를 그날 고쳤는지, 아니면 아직 방치돼 있는지도.
관악구 그 프로그램이 10월에 실제로 배포되면, 그다음엔 또 얼마나 걸릴지 지켜볼 생각이다.
참고한 자료
- 헤럴드경제, "관악구 직원동호회 '혁신AI클럽' 업무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링크)
- 아시아경제, "관악구, 직원동호회 '혁신AI클럽' 업무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링크)
- 웹이코노미, "우리가 필요한 프로그램은 우리가 만든다 관악구, 직원동호회 '혁신AI클럽' 업무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링크)
- 서울경제, "관악구 직원들, AI로 주민센터 반복업무 자동화" (링크)